오늘은 최근 몇주 동안 제 주변에서 생긴 일을 통해 망막수술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려고합니다.
저희 시아버님은 오랫동안 당뇨약을 드시고 계십니다. 그런데 몸관리를 정말 안하셨습니다. T-T 술을 너무너무 좋아하셔서 알콜중독자처럼 드셨습니다. 작년에는 위아래 전체적으로 임플란트를 하시느라 6개월 이상 고생하셨고, 올해는 눈에 문제가 생겨서 1달 이상 병원을 다니고 계십니다. 당뇨 환자분들은 주기적으로 안과 검사를 하는게 좋습니다. 우리몸에서 가장 가느다란 혈관이 바로 눈에 있기때문에 당뇨로 인해 가장 많은 합병증을 보이는 곳이 눈이라고 합니다. 이런얘기는 뒤로하고 본론을 말씀드리자면 결과적으로 망막수술을 하셨습니다.
망막수술을 하기 1주일 전에 의사선생님으로부터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술하면서 상황을 봐야겠지만 만약 눈 안에 공기를 주입하면 1주일, 가스를 주입하면 2~3주 동안 엎드려서 생활을 해야한다는 겁니다. 듣는 순간 제 눈앞이 망막해졌습니다. 그래서 망막수술(뜬금없는 아재가 나오네요. ^^)인건지...
설명을 듣고 집으로 오면서 제 머리속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 힘들것 같아서입니다.
아버님이 몸관리를 잘못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몇주일간 엎드려서 자는게 가능할까라는 걱정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망막수술 환자들은 어떻게 생활했을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다를까 망막베개라는 것을 사용한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처음 엎드려서 자야한다는 얘기를 들을때 마사지용 침대를 생각했지만, 몇주를 위해서 구입하거나 빌릴수 있을지 걱정이었고 구한다해도 어디다 둘지도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얼굴이 쏙 들어가면서 숨을 쉴수있고 가슴과 배쪽을 쿠션으로 받쳐주는 독특하게 생긴 망막베게를 보고 이거다 싶어 넘 반가워서 주문을 했습니다.
수요일에 수술이 잡혀있는데, 제가 전주 금요일 저녁에 망막베개를 알게 되어 인터넷으로 계속 확인해보고 주말동안 주문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월요일에 업체에서 발송을 하면 화요일에는 제가 받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너무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수술하고 하루나 이틀정도 지난 후에 배송이 된다면 그동안 어떻게 지내시게 할지 끔찍하게 느껴졌습니다. 상품 리뷰에도 이런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몰라서 준비를 못했다가 몇일을 그냥 지내고나서 망막베게를 사용한 경우에 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망막베개는 화요일에 잘 도착했고,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요일에 아버님을 모시고 아침 8시 40분까지 병원에가서 수술전 검사와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 이후 1시간동안 입원실에 머무른 뒤 의사선생님이 눈 상태를 재차 확인하시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병원 침대 위에 제가 구입한 제품과 비슷한 망막베개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아버님은 그곳에서 1시간 엎드려 있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왜 병원에서 이걸 미리 알려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집에가서 엎드려자려면 일반 침대에서 평상시와 같은 환경으로는 도저히 잘 수가 없을텐데 미리 이런것을 준비할 수 있게 알려줬다면 제가 불안해 하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을것같은데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제품에대한 판매 행위 생각해서 병원에서는 얘기를 안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병원에서는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고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아버님께 걸을때도 고개를 숙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느정도로 숙여야 할까요?" 라고 물으니, "머리가 천장과 수평이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또 한번 마음에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하루종일 어떻게 고개를 숙이고 지낼 수 있을까' 싶어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아버님께 "고개를 숙이고 계셔야 한대요" 라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아버님의 고개는 좀처럼 숙여져 있지 안았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목도 아프고 너무 힘들것같아 아버님께 계속 강요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는 망막베개를 검색할때 함께 찾아진 다른 종류의 베개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것은 침대에서 보다는 의자에 앉았을때 무릎위에 길게 세워서 얼굴을 기대듯 숙이고 있을 수 있는 베개였습니다. 그제서야 제 머릿속에서는 '두가지가 다 필요했구나' 라는 때 늦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시댁은 저희집과 5분거리에 있습니다. 아버님을 시댁 모셔다 두고 저는 집에와서 계속 당장 어떻게 해야하나 궁리하다가 목베개를 가지고 가서 테이블 위에 쿠션을 얹고, 그 위에 목베개를 다시 얹어서 우선 엎드려계시게 했습니다. 그리고 빨리 확보 할 수 없을까해서 당근에서 중고물품을 찾았는데 적당한게 없었습니다. 하루 이틀은 이대로 지내자 생각하고 인터넷에서 급히 지난번에 봤던 엎드려자는 베개를 주문했습니다.
두가지를 구매하는데 소비자가격을 다 적용한다면 7~8만원 가량 듭니다. 만약 망막 수술을 한 사람이 저 였다면 분명 갈등했을겁니다. 그냥 몇일 힘들더라도 지낼 수 있을것 같은 마음에 구매를 주저했을 겁니다.
그런데 80세의 노인이 엎드려서 계속 생활해야한다면 이런 물품의 도움 없이는 너무너무 힘듭니다. 병원에서 먼저 준비 할 수 있게 알려주고 구매의 선택은 환자나 보호자가 할 수 있게 해줬다면 좀더 마음이 편했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혹자는 좀더 빨리 많은 사례를 확인하고 물어볼 수도 있었지 않냐고 저를 탓할 수도 있을 겁니다. 변명을 하자면 저희 큰언니도 눈 수술 이후에 엎드려서 생활하느라 고생했지만, 이런 물품은 전혀 구입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도움을 주는 도구가 필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노인분들의 생활은 특별한 병증이 아니더라도 단지 걷기위해서 지팡이도 필요하고, 유모차도 필요하고, 손잡이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분들을 젊은 우리들처럼 생각하면 눈 고치려다 또다른 병이 생길 수도 있으니, 가능하면 안전하고, 편안하게 회복 할 수 있도록 해 주는게 망막 수술 이후 회복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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